
괴로운데 출근은 해야겠고 고역이지만 일할 수 밖에 없는데 차마 자기 입으로는 그만 두겠다고 할 수 없을 때 "사고로 다치면 그나마 쉴 수 있잖아요"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사고를 진짜 원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욕이 바닥나고 기쁨은 사라졌는데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절박함의 다른 포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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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3개의 문장
괴로운데 출근은 해야겠고 고역이지만 일할 수 밖에 없는데 차마 자기 입으로는 그만 두겠다고 할 수 없을 때 "사고로 다치면 그나마 쉴 수 있잖아요"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사고를 진짜 원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욕이 바닥나고 기쁨은 사라졌는데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절박함의 다른 포현이겠죠.
눈물이 날 것 같은 허망감을 시냇물 소리가 다독거려준다. 다행히 집 앞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요새 같은 장마철엔 제법 콸콸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보통 때는 귀 기울여야 그 졸졸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물소리는 마치 다 지나간다, 모든 건 다 지나가게 돼 있다, 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화를 준다.
보드게임 한쪽 모서리에 붙은 ‘무인도’를 떠올리며 효민이 작게 웃었다. 한 번 들어가면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같은 숫자가 나올 때까지 세 번은 쉴 수 있었다. 인간의 인생에도 무인도가 필요하다고, 효민은 생각했다. 가족과 친구에게 이만한 핑계가 어디 있을까. 나 지금 무인도에 떨어졌어. 불운이 찾아왔나 봐. 딱 세 타임만 쉬고 일어날게, 하고.
그래서인지 요즘엔 ‘여백(餘白)’이라는 게 소중해지더라. 아무것도 적어 넣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숨 쉴 공간 같은 거 말이야. 여백이 주는 휴식을 즐기고 나면, 나한테도 가끔 무방비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해.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 시구 한 줄에 마음이 동(動)하는 순간이 오는 거야. 널 말랑말랑하게 하는 것, 흠뻑 젖게 하는 것,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되고, 밤새 우주를 유영하게 하는 것. 그런 걸 찾으려면 한 번쯤 한없이 여리고 약해져도 돼. 무용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실은 얼마나 유용한지, 너도 금방 알게 될 거야.
활기차게 활동하거나 무엇인가에 흠뻑 빠져 힘을 쏟고 있을 때, 즐기고 있을 때에는 어느 누구도 반성하거나 되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여겨지고 사람에 대한 중오심이 느껴질 때에는 자신이 지쳐 있다는 신호라 여기고 그저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 그것이 스스로를 위한 최선의 배려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여겨지고 사람에 대한 증오심이 느껴질 때에는 자신이 지쳐 있다는 신호라 여기고 그저 충분한 휴식을 취해라. 그것이 스스로를 위한 최선의 배려다.
효율성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고, 빈둥거림은 너무 과소평가되어 있다. 정기적 휴일, 안식년, 휴가, 휴식, 목적지 없는 산책 계획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데 필수다. 최고의 업무 윤리를 가지려면, 최고의 휴식 윤리가 필요하다.
되는 게 하나도 없고 모든 일이 꼬이기만 할 때가 있다. 안 좋은 일들이 첩첩산중으로 일어나고, 몸과 마음이 하한선도 없이 나락으로 추락할 때가. 그럴 때는 인생이 겨울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부지런히 성장하고 거두었으니 지금은 애쓰지 말고 쉬어야 할 때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다음번 봄에 싹을 틔울 힘을 비축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겨울은 모든 절기의 시작이자 끝이며, 모든 번영의 양 끝에는 쉼이 있어야 한다.
외부 환경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한정된 공간에서 누군가와 어울려 살고 있으니, 완벽해지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러니 주위를 통제하려 들지 말고 외부 환경에 반응하려는 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내 삶을 돌봄으로써 누적한 에너지는 나를 좀 더 둥글고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러면 그 힘으로, 언제 어디선가 연민이 필요한 곳에서 나는 더디게 지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