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는 깨어나 다시 노래할 거라고, 그럼 사람들의 얼굴에 눈송이처럼 맑고 차가운 슬픔이 깃들고 사나워진 마음이 순해질 거라고 금실은 스스로를 위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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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개의 문장
새는 깨어나 다시 노래할 거라고, 그럼 사람들의 얼굴에 눈송이처럼 맑고 차가운 슬픔이 깃들고 사나워진 마음이 순해질 거라고 금실은 스스로를 위안한다.
농기구가 없는지 손으로 고랑을 내는 그 노인을 보고 있으려니 인간이 땅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더군 인간은 살아 있을 때는 땅의 종으로 살다, 죽어서는 썩어 땅의 거름으로 쓰이니 말이야
백부는 너울너울 춤까지 추며 노래 부르다 '저 적막 강산 공동묘지 널 기다린다'는 대목에서 눈물을 보였다.
감옥 근처 마을에서 잠자리와 먹을 걸 구걸하며 살고 있다고 했어. 밭에서 주운 밀이나 귀리 낱알들을 절구에 찧어 가루를 내고, 들에서 뜯은 풀을 그것에 섞어 반죽해 떡이나 빵을 만들어서는 감옥에 있는 아들에게 시식으로 넣어준댔어.
그이는 여자도 프롤레타리아와 마찬가지로 억울하고 부당하게 억압받으며 살고 있다고 했어. '올가, 여자도 해방되어 남자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이 돼야 해'
그이가 전부 불태우라고 했는데 차마 그렇게 못하시겠어. 그이의 사진을 불태우는 것은 그이의 몸을 불태우는 것 같아. 그이의 일기장을 불태우는 것은 그이의 과거를 불태우는 것과 같지
내 어머니는 뭐든 남에게 베푸는 분이셨어요. 어머니는 가진 게 많으셔서 나눠줄 것도 많으셨지요. 어머니는 굶어 돌아가셨어요.
고향에 다시 돌아올거라고 했다.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서 고향 떠날 때 계절이 봄이었는지, 가을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구나. 빨래하던러 다니던 냇가 비탈에 보라색 꽃이 피었던 것만 가물가물하다.
여자들에겐 자식을 낳고 키운 데가 고향이야
하늘과 땅이 겨울 혹한에 얼어 생기가 막혔네요. 흰 눈이 일색으로 덮여 있고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날짐승의 날아감도 끊어져 있네요. 날짐승의 날아감도 끊어진 시베리아 하늘 아래, 50량이 넘는 열차가 내달리는 길은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