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Just hang on hang on to the vine Stay on soon you'll be divine

I'm gonna smile and say "I hope you're feelin' better" And close "with love" the way you do I'm gonna sit right down and write myself a letter And make believe it came from you

I know I've loved you from the start

돌아보자 기울어 가는 햇살을 가장 잘 받는 임도에 낡은 오토바이가 한 대 있었다. 거기에 가게의 또 하나의 주인, 할아버지가 멋진 포즈로 기대서 있었다. 화려한 머플러와 헬멧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채 여유작작하게. 내가 눈으로 인사를 하자 할아버지는 손바닥을 활짝 펴서 위로 쳐들어 보였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의 공주에게 헛수작 붙일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포고하듯.

대학이 그들에게 ‘배운 것’보다 배우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갖는다는 것의 뿌듯함을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자신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고 눈을 들어 앞으로 나아갈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그 즐거움과 괴로움을

나에 대해 나도 몰랐던 놀라운 비밀을 말해주었다. “사실 나는…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사실 나는….” “…?” “배추야.”

가을이 와버렸다. 1년 중 가장 술맛이 도는 계절.

마음을 흔들어놓는 영화나 공연을 보고 나온 직후라면 특히 그렇다. 흔들 때마다 모양이 바뀌는 만화경처럼 무언가 마음을 흔들 때야말로 평소 잠잠히 있던 여러 감정과 기억들이 활발히 움직이며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 다양한 무늬의 생각들을 펼쳐 보이기 때문에, 이 화려한 관념들의 파티에 술이 빠질 수는 없는 것이다.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할 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