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수줍은찹쌀3

총 9개의 문장

인샌엔 각자 안고 가야 하는 돌멩이가 있는 거죠. 세상 편해 보이는 사람 주머니에도 자기만의 무거운 돌멩이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누굴 부러워할 것도 없고요, 또 너무 자책할 것도 없어요.

뚫어지게 보는 게 능사가 아니야. 넓게 봐야 한다고. 무섭다고 도망가면 잡아먹히는 거고. 그렇다고 호랑이 잡겠다고 돌멩이 하나로 막무가내로 들이대다간 다 잃는 거고.

사랑해서 결혼하는데, 결혼하면 왜 사랑을 안 하지? 내가 이혼 전문가로서 봤을 때 모든 문제의 원인은 결혼이 독점 계약이라는 거야. 독점이니까 노력을 안 하잖아. 그럼 실망하고 그러다 싸우고, 그러다 나 찾아오고, 그니까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사랑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거지.

우리 어렸을 때 생존 수영 배우잖아. 그리고 몇십 년을 안 해. 그런데 갑자기 물에 빠진다 그래도 다 한다니까, 수영을. 잊어버린 것 같아도 온몸의 근육이 기억한다고. 사랑도 그래요. 다 까먹은 것 같아도 막상 하잖아? 마음의 근육이 기억하고 있어요.

어느 단계에 이르면 기술보다는 열려 있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이나 나 자신, 타인에 대해서요. 내가 먹어 본 진짜 대단한 요리들은 엄청 어려운 요리이거나 셰프의 기술이 뛰어난 요리들이 아니라 영감 받은 게 보이는 요리들이었어요. 주방에만 죽치면서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거죠.

살아내고 싶으면 체력을 길러라. 체력은 모든 일의 근본이다.

너무 애쓰지마. 너 힘들 거야. 모든 걸 다 해주고도 못해준 것만 생각나서 미안해질 거고, 다 네 탓할 거고, 죄책감 들 거야. 네가 다 시들어가는 것도 모를 거야. 인생이 전부 노란 색일 거야. 노란 불이 그렇게 깜빡이는데도, 너 모를 거야. 아이 행복 때문에 네 행복에는 눈 감고 살 거야. 근데, 네가 안 행복한데 누가 행복하겠어?

글쎄, 희망까지는 모르겠고, 그렇다고 그냥 국으로 죽어 줄 수는 없잖소. 난 말이오. 되도록 오래 살아남을 셈이거든. 살아서 저들한테 계속 까끌까끌하게 생각이 나게 만들 거고, 불편하게 만들 거고, 우리한테 한 짓을 계속 기억나게 만들 거요. 절대로 소리 없이 죽어 주지는 않을 거요.

예를 들면 세 살에게 1년은 인생의 3분의 1이잖아? 하지만 서른 살에게 1년은 인생의 30분의 1밖에 안 돼. 그런 식으로 1년의 상대적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질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