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른쪽 귓불을 손끝으로 살며시 만져봤다. 부드럽고따뜻한 귓불에 통증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통증이 남은건 내 의식의 안쪽뿐이다. 그리고 그 통증은, 그 또렷한 잔존기억은 이제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그건 뚜렷한 열을 품은 각인과도 같다. 한 세계와 또다른 세계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각인. 나는 아마도 그것을 내 존재의 일부로 간직한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