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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와 영원의 시선으로 본다면 한 사람의 염원이란 퀼트의 한 조각처럼 평균적인 일부이자 보편적인 욕망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흙 한 줌을 보면서도 구도를 생각하라고 은사 스님은 말하곤 했지만,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 앞에서 인간의 구도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 생각은 그때껏 그녀가 절에서 찾아낸 유일한 진실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더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호미와 바구니를 텃밭에 내버려둔 채 터덜터덜 산길을 내려왔다.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았으며 소지품을 챙기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