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어느 여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나누게 될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서로 좋아하는 시구절을 들려줄 밤의 목소리들은 다 어디에 숨어있을까. 여름이었다, 라는 짧은 문장에 이미 수많은 여름이 담겨 있을 텐데. 있을 것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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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개의 문장
과연 어느 여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나누게 될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서로 좋아하는 시구절을 들려줄 밤의 목소리들은 다 어디에 숨어있을까. 여름이었다, 라는 짧은 문장에 이미 수많은 여름이 담겨 있을 텐데. 있을 것만 같은데.
그토록 찬란한 여름날, 아무도 말도 없는. 아무런 기록도 없는.
우리는 우연히 지나치던 행복한 나그네에 불과했다. 그러다 여름이 다가와 긴 폭우가 한 번 쏟아지고 나면 정원은 확연히 광폭하게 변했고 이빨을 드러냈다.
현관에서 우리는 매일 모종의 감정적 낙차를 낀다. 이를테면 뜨거운 여름날, 밖에서 더위에 시달리다 현관에 섰을 때 느끼는 서늘함과 안도감이나, 바쁜 일과가 끝나고 겨우 집에 돌아왔을 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느껴지는 노곤함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이런 격차를 언제나 흥미롭게 생각해왔다.
지금이 이번 여름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믿는 사람의 얼굴 그 사람도 아마 무슨 생각이 있었겠지요
이 글은 여기까지만 쓰고 나는 일단 나가야겠다. 여름날의 거리가 밖에 있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여름의 나무들처럼 구체성은 없고 느낌만 있고
어째서인지 여름에 대해 많이 쓰게 된다.
그를 처음 좋아하게 된 이유를 잘 생각해보면, 아마 나는 그가 그리는 여름 이미지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것이 매우 아름답고도 친숙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