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마득한 앞날은 밤바다처럼 캄캄하고 막막해서 무엇도 확신할 수 없었다. 다 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로가 너무 오래 헤매지 않도록 단 단하게 손을 붙들어 잡아 보는 것 정도겠지. 내일이 어떻게 흘 러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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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9개의 문장
까마득한 앞날은 밤바다처럼 캄캄하고 막막해서 무엇도 확신할 수 없었다. 다 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로가 너무 오래 헤매지 않도록 단 단하게 손을 붙들어 잡아 보는 것 정도겠지. 내일이 어떻게 흘 러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이랬으면 좋았을 나'로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랑은 시작된다.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하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유혹을 극대화시키는 감정이다.
시몽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은 완벽한 어떤 것, 적어도 어떤 것의 완벽한 절반이었다. 이런 일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야 완벽하다는 것을 그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오래전부터 줄곧 앞장서는 입장, 대개 혼자 애쓰는 입장이 되어 있었고, 이제 그 일에 지쳐 있었다. 그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시몽은 사랑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녀에게는 그 말이 유난히 특이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대원들은 불행한 결말을 염두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자칫 모든 일이 그 결말의 확증과정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압도적인 존재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은밀하게,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것들이었다. 또는 그런 몸짓.
흔적은 흔적을 지운다. 영원히 간직하려면 가두어야 하는데 지구에는 영원히 가둘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우주의 엔트로피로부터 지켜줄 방공호가 필요했다.
그래, 그렇게, 바로 그렇게 파괴될 걸세. 앞으로 일어날 사건 들이 두려워.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가 두렵단 말일세.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견딜 수 없이 동요하는 이 영혼에 타격을 주는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진저리가 나. 위험한 것은 두렵지 않네. 순전히 그 결과가, 공포가 두려울 뿐이지.
초심을 지키는 일은 가장 어렵다. 나무에 오르는 사람이 작은 나무에 오르고 나면 큰 나무가 보인다. 기를 써서 큰 나무에 오르 면 웬일인지 큰 나무도 시시해 보인다. 큰 나무든 작은 나무든 높 이가 중요한 게 아니란 생각은 못한다. 성장은 위가 아니라 아래로 깊어지는 일이라는 것, 보이지 않게 이루어지는 일이란 것을 모른 채 숲을 헤맨다. 성장의 비밀은 뿌리에 있다. 팔을 위로 올리고 싶 으면 아래에서 반대로 당기려는 몸통과 다리가 있어야 한다.
산산이 부서지면서 피어나는 꽃처럼 그렇게 매일 상처 속에서도 피어나는 삶이 있고, 시의 선물이 있으니까요.
이미 사랑해버린 것을. 너는 방바닥에 누워 발코니를 바라본다. 잠든 너와 죽은 새의 눈높이는 비슷했을 것이다. 어딘가에서, 밤마다 새가 죽는다. 사람이 죽는다. 이별한다. 운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믿음 없는 사랑은 가능하다. 사랑 없는 믿음은 비참하다. 사랑이 제일이란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너는 핸드폰을 꺼내 문장을 적어 너에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