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아무도 모르게 사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 모두가 공평하게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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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9개의 문장
각자 아무도 모르게 사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 모두가 공평하게 외로워
잘 들여다 보명 된다고, 그러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솔이 말대로 모르는 척하고 덮은 채 시간이 흘러 아무 일도 아니게 되면 좋겠다. 나만 모르는 척하면 지금과 달라지는 게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마음이 그렇지 않다. 매일 물 먹은 이불솜처럼 무거워지기만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비밀을 가진 존재가 된다는 거라는데 난 어른이 되기에 적합한 존재가 아닌가 보다.
주영은 딱 한 사람만 있으면 모든 게 괜찮아지는 마음에 대해 알고 있었다.
불분명한 것이라도 간절히 믿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그 믿음의 시도만이 진실이리라는 걸 알면서도.
외로운 아이에게 도서관만큼 안전한 공간이 있을까.
딱 한 사람만 있으면 모든 게 괜찮아지는 마음에 대해 알고 있었다.
저는요. 소문내고 싶어요. 점심으로 맛있는 우동을 먹어도 소문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에요. 길 가다 귀여운 고양이를 만나면 소문을 내는 게 인지상정이라고요. 근데 우리 은호 좀 보세요. 얼마나 귀여워요. 아버님도 거기 앉아서 계속 본인 자랑만 하셨잖아요. … 저도 동네방네 소문내고 자랑하고 싶어요. 동네 사람들 다 모아놓고 잔치라도 열었으면 한다고요. 다들 그렇게 하면서 살잖아요. 근데 저희가 남들은 다 하는 그 잔치 열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어디 광고할 것도 아니고요. 그냥 거짓말 안 하고 살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송미영이 이순영을 떠나는 일. 이순영과 송미영이 같이 살지 않는 일. 그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하주에서 함께 살았따. 둘 모두에게 연고가 없는 곳이었지만 그래서 더 하주가 좋았다.
은경은 비웃듯이 말을 꺼냈다가 점점 화를 내더니 결국 울먹였다. 얄밉고 분하다고, 약이 오른다고 했다. 그 사람이 동거인이라고 자신의 남편을 칭할 때,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 단어가 남편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사람에게 동거인이라는 말을 빼앗긴 친구가 동성 연인과 함께 살고 있다는 걸 그 사람은 모른다고. 그 사실이 은경의 마음을 시시때때로 비틀리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