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큼 좋아했기에 절망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절망하기로 한다. 절망의 표정으로 사라진 서점을 기억하는 건, 마음을 다해 좋아했다는 증거다. 절망한 힘을 가지고 좋아할 만한 것으로 곧바로 향할 수 있도록. 다시 시작되는 것들에 어김없이 마음을 쏟을 수있는 용기를 잃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인생이란, 절망할 것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서 그 표정이 달라지는 기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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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좋아했기에 절망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절망하기로 한다. 절망의 표정으로 사라진 서점을 기억하는 건, 마음을 다해 좋아했다는 증거다. 절망한 힘을 가지고 좋아할 만한 것으로 곧바로 향할 수 있도록. 다시 시작되는 것들에 어김없이 마음을 쏟을 수있는 용기를 잃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인생이란, 절망할 것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서 그 표정이 달라지는 기간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책을 동네에서 사려는 사람 또한 줄어드는데, 임대료는 무섭게 오르기만 하고,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 비해 납품률이 높은 구조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상이 지역 서점을 향해 없어지라고 외치는 격이나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서점 문을 열고자 했던 것은, 동네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을 지역 사람들에게서 빼앗고 싶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수집은 영원을 약속하는 일이 아니다. 요즘 몰두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생활의 표면에 그려두는 일이다.
근래읽고 있던 손민아 작가의 책 여행이 아니면 알 수없는 것의 어딘가를 펼친 순간, 시선을 붙드는 문장하나를 마주했습니다 . "완치되는 병은 없으며 우리가할수 있는 것은 그저 그것이 재발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뿐이다. 인생도 똑같다. 뭘 어떻게 한다고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 그저 계속 관리하는 거다. 일상이 팍팍해질 때마다 떠나는 여행처럼. "
'자. 지금부터 어른이야. '라는 선명한 출발점이 있는건 아니지만, 내 이름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사람이 없어질 때, 즉 부모 대신 스스로 해야 할 일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는 것같아요. 그때부터는 아픈 몸에 대한 인지와 그에 대한 대책도, 또 아파서 어그러져 버리는 일들에 대한 책임까지도 모두 나 자신이 지게 됩니다. 이정표 하나 없는 삶에서 어느 곳으로 가고 어떻게 가야 할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죠 내 이름의 보호자이자 책임자가 내가 되는 그때가 바로 어른인 건 아닐까요?
책에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인생 을 바쳐서 쓴 역작이어도 내겐 시큰둥한 책일 수 있어요. 어떤 책이 때때로 내게 다르게 다가오는 건, 내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 이지 책 자체가 어떤 완결된 훌륭함을 갖고 있어서 감동을 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더라도, 다시 천천히 채우면 된다. 흩어진 것들을 모으며 살아가면 된다. 적당한 날의 아침에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일상만 놓지 않으면 된다. 바로 앞에 주어진 것들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
모양도 이름도 너무 익숙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지에서 직접 맛보지 않으면 절대 깨달을 수 없을 단순함의 미학이 바게트에 존재한다.
책을 읽고 있다면 자신을 성찰하면서 더욱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야 한다. 책의 가치는 자신의 무지를 깨워줄 때 의미가 있다 . 그 책들로 인해 겸허함을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책은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고 있다.
수없이 많은 비를 맞았던 우산은, 그날의 비 냄새를 기억할 뿐 아니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접었다 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