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는 법

글쓰기를 하려면 무엇보다 읽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읽지 않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독서를 글쓰기의 디딤돌로 삼았다면 그 다음 단계는 '필사와 일기'라 생각한다. 좋은 글을 필사하고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글쓰기 훈련이다.

일기는 내 혼의 기록을 꼼꼼히 적는 소일거리가 아닐까요. 계속 일기를 쓰다 보면 벽이 허물어지겠지요. 결국 일기를 쓰기 위해 마지막까지 필요한 것은 '솔직함'과 '끈기'인 듯합니다.

일기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실마리가 됩니다. 일기가 모든 기억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과거를 복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인 것은 분명합니다. 옛일기를 다시 들춰 보면 기억에서 사라졌던 일들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것만으로도 일기를 쓰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삶은 항상 예측 불가능하고 나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일기는 내 삶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방향타입니다.

일기는 현재의 나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 주죠.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며 조금씩 어긋나는 일상의 궤도를 바로잡을 여유를 줍니다.

일기는 공개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필자와 독자가 동일한, 오직 나만을 위한 글이기 때문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삶을 옮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의 기억력은 한정되어 있고 지금은 또렷해도 세월이 지나며 희미해지고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단 몇 줄의 일기가 그날 일을 선명히 떠오르게 하는 불쏘시개가 되기도 합니다.

삶이 큰 굴곡을 지날 때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긴다는 건 참으로 괴롭지만, 훗날 자신의 행동과 판단을 반추할 수 있는 훌륭한 근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