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속의 한 그루의 나무가 넘어질 때도 무릎에 멍이 들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꽃을 꺾으면, 누군가는 길을 걷다가 이유도 모른 채 주저앉을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리드로그 앱으로 더 쉽고 빠르게,
독서 기록 시작하세요!
총 10개의 문장
꿈속의 한 그루의 나무가 넘어질 때도 무릎에 멍이 들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꽃을 꺾으면, 누군가는 길을 걷다가 이유도 모른 채 주저앉을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잘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를 살린 건, 저명한 책이 아니라, 사라지고 절판된 책들 한 가운데에서, 발견한 단 한 줄의 글 같다.
어떤 대화는 어긋난 계절 같아서 서서히 꽃잎이 가장자리에서 말라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때, 물 주는 마음 같은 것에 집중한다. 물 주는 마음 같은 것. 하나의 세계가 하나의 세계를 살리는 장면을 떠올린다.
인간은 마치 영원히 인간일 듯 산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아갈 듯 산다.
말은 청각을 닫는 문이며, 반대로 침묵은 다시금 세계가 나에게로 수렴되게 열어두는 방식이다.
여기 없는 문장이 실은 한 사람의 마음속에 다 들어 있어서, 우연히 돌출되기를 기다리는 말들이 어딘가에 있어서, 언젠가 또 다른 자아의 옷을 입고 발현될 것이다. 그것은 내 안에 있고, 그것까지 문장이라 부르고 싶다.
실은 외롭다는 나의 갇힌 생각을 제외하면 누구도 우리를 고독하게 하는 것은 없다.
나는 내가 너무 작아서 세계에 관여할 마음의 시력을 갖지 못했으나 내 속에 불현듯 엎질러져 버린 타인을, 존재의 외침을, 그리하여 또 하나의 삶을 키는 환함을, 놓지 않고 있다.
그렇게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지 않는 마음도 젖을 수 있다.
나는 온통 구겨진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누군가 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답게, 나 다운걸 지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