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에도 힘든 독서라는 게 있지.물론 유쾌한 독서가 좋단다. 하지만 유쾌하기만 한 등산로는 눈에 보이는 경치애도 한계가 있어. 길이 험하다고 해서 산을 비난해서는 안돼. 숨을 헐떡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것더 등산의 떠 다른 즐거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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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3개의 문장
"독서에도 힘든 독서라는 게 있지.물론 유쾌한 독서가 좋단다. 하지만 유쾌하기만 한 등산로는 눈에 보이는 경치애도 한계가 있어. 길이 험하다고 해서 산을 비난해서는 안돼. 숨을 헐떡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것더 등산의 떠 다른 즐거움이란다."
먹어보지 않은 크래커를 먹게 되는 것. 소주를 마시고 혀의 마비를 느껴보는 것. 네온사인이 색을 바꾸는 패턴을 이해하는 것. 네온사인이 꺼진 뒤 도로에 차오르는 새벽 물안개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 내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그런 것들 때문이었다. 알지 못했던 다른 세상이 이 세상 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 하찮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자꾸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했다.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어했다.
어쩌면 영원히 완전한 여행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휘청거린 덕분에 몰랐던 나와 몰랐던 세상에 대해 알게 된다면 언제라도 망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완전 망한 여행’은 어떻게든 ‘완전한 여행’이 될 테니까.
여행이라는 건 언제나 그런 것 같다. 기대했던 것에 실망해도 전혀 예기치 못했던 것에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것을 기억 한편에 잘 저장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좋은 창고를 만들어 오는 것.
아무리 개고생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켜 돌아오는 것. 그것이 여행의 매력이다.
여행은 나를 구할 수 없어도 나는 여행을 놓을 수 없다.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어야만 느낄 수 있는 사소하고도 유의미한 것들이 좋아서 나는 자꾸만 짐을 꾸리나보다.
어쩌면 나는 일상에서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잊기 위해, 벽을 허물기 위해 자꾸만 혼자 여행을 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선택적 고독은 좋지만, 은둔은 절대 싫은 나도 결국은 ‘사람’
내 상상력, 반성하자. 내가 그린 세계는 실존의 1/100도 구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험해보기 이전에 상상해보는 것들의 실제 혹은 실재. 그것들이 얼마나 현실을 실체와 가깝게, 혹은 터무니없이 다르게 그렸는지를 마주했을 때, 여행의 재미는 그런 데서 온다.
짭조름한 올리브를 깨무는 게 이다지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이번 여행은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