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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일기

총 10개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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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은 이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식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식물을 만나러 가는 길은 용기가 필요하고, 어렵고 위험한 순간도 많지만 나는 식물 덕분에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지구엔 만나고 싶은 식물이 가득하기에 그만큼 앞으로 내가 만날 좋은 사람과 아름다운 경험도 가득할 것이다. 지구에 식물이 있음에 감사하며 나의 식물 탐험이 내 평생에 계속되길 소망한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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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곰팡이 덩어리를 펠로톤이라고 부르는데, 실 같은 곰팡이 균사가 난초 세포를 뚫고 들어가 세포 안에서 돌돌 꼬여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다. 이것을 통해 난초와 곰팡이는 공생하며 영양분을 주고받는다. 살아 있는 세포 속으로 또 다른 살아 있는 생물의 조직이 침투해 서로 영양분을 주고받게 되는 과정은 역동적이다.... 어떻게 두 종은 서로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자신을 변형시키도록 진화해 완벽한 공존을 만들어낼까?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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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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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누군가 또는 무언가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모두 다정하고 사랑스럽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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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지닌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씩 지식을 넓혀나간다. 경험이 많으면 더 넓고 더 쉽게 이해한다. 예측도 쉬워진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지식으로 자연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자연을 공부할 때 언제나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함을 안다. 자연은 복잡하고 거대하고 다양하니까.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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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생태계를 생각해보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은 무척 경이로운 존재다. 그들이 없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딸기나무, 난초와 같은 생물도 만날 수 없다. 쏟아지는 빗방울, 피어오르는 물안개, 비를 흡수하는 흙, 만개한 산딸나무의 꽃, 꽃가루를 옮기는 동물들, 빗속에 서 있는 거대한 산딸나무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생명체들이 가득하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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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아름다운 잎사귀를 만나는 계절이다. 3,4월 봄꽃들의 잔치가 끝나면 가녀린 잎들이 펼쳐진다. 나는 이 여린 잎사귀 색을 좋아한다. 그건 연두색이나 초록색이라 부르기엔 부족한 것 같다. 스스로 빛을 내는 초록색이랄까. 그래서 '신록'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 같다. '새로운 푸른 빛'.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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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애플이 옹기종기 모여 솟아나는 것은 그 아래 뿌리가 길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꽃이 피면 암술과 수술의 성숙 시기가 다르다. 이것은 자신의 꽃가루가 자신의 암술에 옮겨지는 자가수정을 막기 위한 지혜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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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마다 배꽃을 보고 가을마다 배를 먹으면서도 나는 과연 배나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던 것일까. 인간이 키우는 배나무에는 3000종가량의 품종이 있는데 대부분이 서양배와 비슷하고 한국 배처럼 둥글고 아삭한 품종이 더 적다. 후숙해서 먹는 부드러운 맛으로 배를 기억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더 많은 셈이다. ...나는 잘 안다고 여겼던 식물에 대해 새로운 걸 알게 되면 큰 충격을 받고 반성한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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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처럼 그 문제가 오랫동안, 혹은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분명 잠시라도 덮어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불안정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여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말이다. 덮는다는 건 가린다는 의미도 있으나 그 안이 따뜻하고 보호된다는 의미도 있으니까.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신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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