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너에게

음악은스스로 일어설 수 있어요. 저도그렇죠. 다만 혼자가 아닐 뿐이에요.

"아뇨, 후회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영화를 했다면 좋은 영화감독이 되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랬다면 제 경력은 사진 대신 영화가 되었겠죠."

삶이란 그런 것이죠. 그것이 마지막임을 모르는 채로 떠나보내는 순간들의 연속. 그래서 더욱 오늘의 만남이, 오늘의 음악이 소중한것 같습니다.

보드라운 꽃잎위에 맺힌 빗방울을 보며 생각했어요. 마지막 순간이란왜늘렇게느닷없이찾아오는걸까.

저는 여전히 생각해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하고요. 그리고 매번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진정한 자유란,철저한 수련 끝에 도달하는 어떤 경지라고 말이에요. 그날 밤 매시 홀에서 다섯 명의 연주자들이 보여 준것처럼요.

차이를 뛰어넘는 음악적 대화와 포용은 분명히 아름답지요. 하지만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하더라도, 때른 그모습 그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저는 이 음반을 통해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결코 양보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 가 있고, 그것이 결국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재즈는 즉흥적인 것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며, 경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안전한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은 두려워하지 말라

그저 그에게 음악은 삶이었고, 삶은 곧 음악이었기에 삶을 위해 음악을 내려놓는다는 게 애초에 성립될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치 연듯빛의 새잎과 빛바랜 고엽을 모두 품고 있는 3월의 나무처럼, 그의 영혼은 어두운 죽음이 가까워지는 순간에도 기어코 싱그러운 멜로디를 창조해 내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