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본다. 바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문득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불안과 초조함으로 유독 밤이 길게 느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런 날 아이가 꼭 안고 자던 애착 인형의 촉감, 엄마가 불러 주던 자장가 멜로디, 아빠가 읽어 주던 동화책 속 모험담을 꺼내 보았으면 좋겠다. 기억 의 저편에서 기분 좋은 냄새와 평온함, 따뜻함과 포만감이 아이의 현재를 토닥거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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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개의 문장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본다. 바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문득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불안과 초조함으로 유독 밤이 길게 느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런 날 아이가 꼭 안고 자던 애착 인형의 촉감, 엄마가 불러 주던 자장가 멜로디, 아빠가 읽어 주던 동화책 속 모험담을 꺼내 보았으면 좋겠다. 기억 의 저편에서 기분 좋은 냄새와 평온함, 따뜻함과 포만감이 아이의 현재를 토닥거렸으면 좋겠다.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 애쓰기보단 엉뚱 발랄 개구쟁이인 자신이 훨씬 멋지다는 걸 깨닫는 데 나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날엔 나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크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도 몰랐던 모습을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신을 통해 알아채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수용하고, 사랑하며, 건강한 나로 성장했으면 한다. 자신의 여러 모습을 고루고루 사랑하며 말이다.
129. 아침 산책. 단풍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하늘을 본다. 새들이 빠르게 하강하더니 더 멀리 날아간다. 가을 하늘이 왜 그렇게 맑고 깊고 텅 비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봐, 나는 텅 비어 있어. 아무것도 가로막는 것이 없어. 사방이 열려 있어. 모든 곳이 길들이야. 그러니 날아올라. 날개 아래 가득한 바람을 타고…
123. 상황 판단 자체를 잘못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잘되어가고 있다. 나는 그 상황의 행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나는 자주 멈추고 의심하고 뒷걸음질을 친다. 상황의 사실과 내 오류의 판단 사이에 벌어진 어이없는 격리. 오랜 무기력은 이 본질적 착각의 결과다. 깨어날 것.
109. 좋은 것들과 사랑들이 내게는 너무 많다. 그걸 잊지 말 것, 늘 기억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그리고 환대하고 응답할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하는 단 하 나의 일이며 모든 일이다.
105. 때와 시간은 네가 알 바 아니다. 무엇이 기다리는지, 무엇이 다가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은 열려 있다. 그 열림 앞에서 네가 할 일은 단 하나, 사랑하는 일이다.
101. 그러나 삶 속에 그렇게 미리 결정되고 예정적인 것은 없다. 길은 언제나 곡선이다. 길을 가다 보면 다른 길이 기다리고 또 만들어진다. 그것이 생 스스로 가는 길이다. 생은 과정이지 미리 결정된 시스템이 아니다. 결정주의라는 선취된 오류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필요하다. 이 오류의 자리에 희망을 앉혀야 한다. 희망은 어디에나 있고 발생한다. 이 희망의 진실에 대한 확신이 지금 내게 절실한 미덕이다. 그러니 희망을 노래하자. 비타 노바.
99. 삶은 향연이다. 너는 초대받은 손님이다. 귀한 손님답게 우아하게 살아가라.
94. “인간은 가을의 무화과다. 인간은 무르익어 죽는다. 온 세상이 가을이고 하늘은 맑으며 오후의 시간이다." 무르익은 것은 소멸하고 소멸하는 것은 모두가 무르익었다. 니체는 그 순간을 ‘조용한 시간(Der stille stunde)’이라고 불렀다. 조용한 시간ㅡ그건 또한 거대한 고독의 순간이다. 사람은 이 난숙한 무화과의 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평생을 사는가.
79. 꽃들이 시들 때를 근심한다면 이토록 철없이 만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