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악마들을 빼앗아가지 말라, 천사들도 함께 떠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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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개의 문장
내 악마들을 빼앗아가지 말라, 천사들도 함께 떠날 테니까.
매일 몸의 시작과 끝이 달라진다. 입구와 출구가 움직인다. 통증이 도착하는 데까지가 몸인가. 나는 네가 늘 아팠는데, 그럼 너까지가 내 몸이었나.
나와 타인의 민낯을 발견하기 위해선 어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준 것은 지하철 유리창이다.
한 인간의 존재 속에서 엄마란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 결단코 가장 이상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파악되지 않는 사람
아련하게 빛나는 인공 불빛을 바라보며 나는 죽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들을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다짐하듯 중얼거리기도 했다. 돈 버는 일이 힘들다고 말할 수는 있어.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 먹고사는 일이 원래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
나는 나의 에너지의 대부분이 감탄할 만한 이야기를 따라 사는 데서, 마음이 가는 이야기의 일부분이 되려고 하는 데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살 때 나는 어디에 힘을 써야 할지 모르는 슬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나 자신을 겨우 신뢰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타인의 이야기에서 에너지를 받는 것을 이야기의 초대라고 표현해왔다. 이제는 이 이야기의 초대에 따라 길을 가는 것을 삶의 발명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주인공다운 이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들으려 하는 자 앞에서 자신에 대해 말하는 자는 이야기의 단 하나뿐인 주인공이 된다
"그래요. 가장 슬픈 책들보다도 더 슬픈 인생이 있는 법이니까요." 내가 말했다. "그렇죠. 책이야 아무리 슬프다고 해도, 인생만큼 슬플 수는 없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다가 문득 그럴 수도 있지, 한다. 인간의 자기 합리화는 타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경로로 끝없이 뻗어나가기 마련이므로, 결국 자기 합리화는 모순이다. 자기 합리화는 자기가 도저히 합리화될 수 없을 경우에만 작동하는 기제이니까.
그럼 그들은 아낀 시간으로 무엇을 할까. 마트에 와서 물건을 담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하고 오직 그 물건들이 주는 행복의 알맹이만을 누리고 있을까. 아니면 그 물건들을 사기 위해 자기처럼 또다른 누군가에게 시간을 팔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