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열세 살 되던 봄에 열아홉 살 먹은 색시에게로 장가를 들었다. ...어머님 품에 자던 자기가 인제 그와 한 요 위에 잘 것과 사람한테는 응석을 부리더라도 그에게는 꼭 어른 노릇을 할 것과, 자기보다 나이는 많지마는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톡톡히 꾸짖어서 길을 들여야 될 것을 대강 짐작하였다. 또 그는 자기에게 고운 옷을 해 입히고 맛난 음식을 해주는 침모(針母)나 찬비(饌婢) 같은 것이니, 그에게는 옷 투정 반찬 투정을 막하여도 매도 아니 맞고 꾸중을 아니 모시는 것을 그는 신기하게도 생각하였다.